RS Coin – 중앙 은행을 위한 블록체인

가상 화폐는 다양한 영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술입니다.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으로 인해,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.

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 화폐들은 분명히 그 나름의 강점들이 있습니다. 프라이버시는 최대한 보호되고, 정부의 정책 등으로 나의 재산권을 제약 받지 않을 수 있는 점 등이죠. 반면에 여전히 변동성이 매우 높다는 점은, 그리고 그런 변동이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의 범위 밖에서 일어난 일에 기인한다는 것은 실 생활에서 사용되기에 어려운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.

최근에는 중국, 영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의 중앙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 화폐를 실험하고 있습니다. 다만 비트코인, 이더리움과 같은 기존의 가상화폐들과 다른 점이라면, 중앙 은행이 통제할 수 있는 형태의 설계를 하고 있는 것이죠. 이를 통해, 통화 정책, 금융 정책 등을 기존과 같이 적용할 수 있으면서도 더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하길 기대하는 것입니다.

중국 인민 은행의 경우 독자 개발한 디지털 화폐를 이용하여 최근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(링크).  영국 중앙 은행의 경우 2014년부터 연구를 해 오고 있는데, 2015년에는 George Danezis 등이 RS Coin을 제안하게 됩니다. 논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
RS Coin은 기존 Bitcoin이 가지고 있던 확장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. 초당 7건 (실제로는 더 낮은)의 TPS로는 대량의 거래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.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앙은행과 중앙 은행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들을 mintette으로 나누고, 일종의 샤딩을 적용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.

예를 들어 전체 키 스페이스를 10개로 나누고, 각 스페이스 마다 3개씩의 Mintette를 할당하는 그림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. 이 경우 각 mintette들은 할당된 키 스페이스에 해당하는 트랜잭션을 원장에 보관하고 이를 lower-level block라고 부릅니다.

이렇게 생성된 각각의 lower-level blocks은 중앙 은행으로 보내지고, 중앙 은행은 이를 모아 하나의 마스터 체인, higher-level block을 만드는 방식입니다. 사실 분산 시스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이죠. 그리고 이러한 구조 때문에, 스페이스를 더 많이 분할하고 mintette을 늘릴 수록, 전체 퍼포먼스는 쉽게 올라갑니다. 논문을 보면 Python으로 구현한 프로토타입에서 2,000 TPS 이상을 기록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.

물론 화폐의 발행은 중앙은행만 할 수 있습니다. 비트코인처럼 채굴해서 코인을 얻는 것은 가능하지 않죠. 그리고 그 것은 중앙은행이 가지는 성격을 생각해보면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.

이런 중앙 집중적 구조의 가상 화폐에 대한 비판도 많이 있습니다. 단순히 종이에 찍어낼 것을 버튼 하나로 가능하게 만드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죠. 하지만 한 편으로, 국가의 경계가 사라지고 전 세계가 하나 되는 이상향이 될 수 없는 한, 통화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각 국 정부의 개입은 어떤 형태로든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.

저희 회사의 파트너인 IOHK는 RS Coin을 구현하여 공개한 바 있습니다. 발표 영상은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. 관심 있으신 분은 살펴 보셔도 좋겠습니다.